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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오픽 후기와 자잘한 시험 팁 (+ AL 받음)Soso Review 2016. 8. 22. 17:58
취업준비의 필수 관문 중 하나라는 오픽,
보통 IM이상 등급을 요하는 기업이 많다고 들었다만.
'니가 영어 교육에 들인 돈이 얼마니' 싶어 적어도 AL은 받는게 도리가 아닌가 생각했다.
- 원래 어느 정도 이상 영어 구사가 가능하나, 사는 게 바빠 최근 사용(특히 회화)이 거의 없으신 분
- 오픽이라는 시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으신 분
- 그렇지만 마음잡고 진득히 공부할 열정과 시간이 없으신 분
첫 시험이었고, 학원 다니거나 시간 투자 해가면서 공부할 시험은 아니라고 느끼면서도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7만 몇천원짜리 시험을 또 보게 되는 경험을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약간의 준비를 했다.
준비 시간은 총 합쳐봐야 3시간 내외?!
혹 나처럼 시험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고 학원도 다니지 않을 사람이라면, 인터넷 검색보다는 '책'을 추천!
도서관에 가서 책 한권만 빌려서 읽어보면, 이게 무슨 시험이고 프로세스가 어떻구나를 한 번에 알 수 있다.
인터넷에서도 모두 찾을 수 있는 정보이긴 하지만, 인터넷의 정보는 조각조각 잘라져 있어 큰 흐름을 알기가 쉽지 않고, 귀찮기도 하고, 정보 출처도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
책을 빌린다고 해서 1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공부할 필요는 없고, 온라인 시험이니까 시험 화면이 어떻게 구성되고 서베이는 무슨 문제가 나오고, 문제는 어떻게 구성되는지와 같은 기초적인 내용을 빠르게 파악한 후, 예시 문제를 슥슥 훑어보면 된다.
나는 암기를 극도로 싫어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별도 예시답안을 주저리 주저리 작성하지는 않았다.
다만, 공통문제인 자기소개에 대해서만 무슨 내용을 말할지 flow를 미리 생각해 놓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게다가 나올 수 있는 문항이 몇 십, 몇 백개인 와중에 예시답안을 작성해서 뭐 어쩌겠다고. 다 외울거니? 정말?
물론 돈을 내고 학원에 등록하면, 자주 나오는 문제들에 대해 wide하게 답할 수 있는 structure form을 제공해 주겠지만, 앞서 말했듯 나는 마음잡고 진득히 공부할 열정과 시간이 없으니까 패스합니당.
그렇지만, 책에서 문제와 예시답안을 몇 가지 보면서 내가 장착한 mindset은 '번지르르하게 말하려고 하지 말고, 문제에 대한 사소한 모든 것을 주절주절 늘어놓자' 는 것이었다.
보통 완전 초보가 아니라면, 마치 내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레벨로 문장을 구사하고자 애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이 생기고, 말이 막히고, 버벅대게 된다.
초보자일 때, like나 want로 해결할 수 있는 많은 문장에, prefer, desire 등 조금 더 고급진 단어를 사용하고 싶고, 다섯 단어면 끝날 문장도 that절, 접속사, 각종 phrase를 활용해서 fancy함을 추가 하고 싶게 되지.
적어도 나는 그랬다.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는 잘 몰랐지만, 크면서 영어를 쓰다 안쓰다 하다보니 갑자기 외국에 나갔을 때, 혹은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와 대화해야 할 때, 단순한 말을 어렵게 하려 해서 생기는 버퍼가 있었다.
무튼 이 시험에서는 문장을 고급지게 만들자, 아니면 내 감정을 아주 세밀하게 표현하자는 생각보다는 단순하고 유치한 내용일지라도 말을 하고, 또 주제와 관련된 것이라면 별 메시지가 없는 말이라도 뱉고 본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 중요한 점은 "예시 문제와 답"을 꼭 훑어 보고 가라는 것! 이다.
귀찮다고 script 작성도 안 한 주제에 출제 문항과 예시답안은 살펴보라고 말하는 이유는 당황스러운 topic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 tip은 영어를 잘 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닌, 특정 주제에 대한 경험이나 생각이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네 이웃에 대해 한 번 얘기해봐'라는 문제가 나왔다고 하자. 만약 내가 사전에 이 같은 문제가 출제될 수 있음을 알지 못하고 시험장에 도착해서 위 질문을 마주했다면, 무척 당황해서 버벅댔을 것 같다.
난 아파트 사는데, 이웃집에 누가 계시는지 모르는데, 만난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해? 라고 생각하다가 아무 말이나 지어내다가 어버버 답변을 끝내겠지. 바로 이런 사태를 예방해야 한다!
더불어 예시 답안을 주루룩 읽다 보면, 이 시험은 어떤 식으로 답을 해야 하는구나에 대한 대략적인 감이 생긴다.
이 외에 시험 시간은 1시간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나는 10시에 입실해서 10시 55분에 퇴실했다.
답변 길이는 '다음 문제 답변 권장'(정확한 단어는 생각 안나지만, 대충 저런 내용이엇던 듯) 이라는 메시지가 하단에 나타날 때 까지 말을 했다. 모든 문항 전부.
아, 그리고 비슷한 주제 문제가 계속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삶의 경험을 쥐어짜서 말하면 된다 ^,,^
나는 서베이를 내 멋대로 해서 그런지, '여행'에 대한 문항이 8~9개 정도 나왔다. 정말 내 인생의 모든 여행 경험을 우려내서 대답을 했는데, 여행 한 번이라도 덜 갔으면 어쩔뻔 했니.
무튼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시험 보러 가는 사람이 있다면, 책에 나온 서베이 팁을 한번 더 유심히 보고 가시길ㅠㅠ
앞으로 너를 다시 만날 일이 없기를 바라며,
생애 첫 오픽 후기 끝.
+ 8월 25일 목요일 오후 덧붙이는 추가 글
시험 보고 5일 만인 오늘 오후 1시 시험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AL(Advanced Low)!
위에서는 패기 넘치게 당연히 AL은 받아야지 썼지만서도 혹여 낮은 성적이 나올까 스멀스멀 약간의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글 수정은 안 해도 되겠다ㅋㅋㅋㅋㅋㅋㅋ 다행이야.
아, 그리고 시험 당시 난이도는 6-7로 했었다.
처음 난이도 설정 당시 5와 6 사이에서 고민하다가,샘플 오디오 들어보니 Lv.6 정도로는 말할 수 있겠다 싶더라.
그리고 중간 난이도 재설정에서는 자꾸만 '여행' 관련 문제가 연이어 나오는 게 난이도 때문인가 싶어 '더 어렵게'로 선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 이후에도 또 나왔어 ㅡ,,ㅡ 롤 플레이 문제도 3개 중 2개가 여행 관련 문제였다... 참나.
무튼 진짜 끝이구나! 오픽! 사요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