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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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고 맑은 한 여름의 홍콩을 아시나요?About YH 2021. 3. 28. 17:21
제 인생에서 가장 뜨겁고 끈적했던 2015년 홍콩에서의 여름을 추억해 봅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꼈던 엄청난 습기와 함께 찜통 안 만두가 된듯한 기분이 아직까지 기억나요. 도착한 날부터 떠나는 날까지 계속되었던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밀크티 두어 모금에 얼음 한 줌이 담긴 플라스틱 컵 가장자리를 타고 흐르던 물방울처럼 청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시간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났고, 그중 몇 사람과는 각자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어요. 두어 개 수업을 들으며, 도서관의 이름 모를 책들에 둘러싸여 시간을 보내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기 위해 도시를 걷고 토론하며, 지금 생각하면 실로 낭만적인 시간을 보냈네요. 체력적으로도 썩 훌륭한 상태여서 매일 밤 한 시간씩 운동을 하고, 수업이 없는 날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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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답을 알고 있다 | 철지난 자소서 다시보기About YH 2020. 11. 29. 12:10
'개성과 자기만족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 이미 오래 전부터 콘텐츠에서 마치 하나의 경구처럼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그리고 사회 정의 상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나- 내가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던가? 알쏭달쏭 하다. #한달자기발견 글쓰기에 참여하는 현 시점 이전에 나에 대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고민의 결과를 정리했던 시기가 언제인가 복기해보니, 아무렴 취업을 준비하던 시간이었다. 당시의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정의 내리고 어떻게 포장했을까, 아주 오랜 만에 그 시절의 자기소개서를 열었다. 어떤 사람인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 저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크고 작은 목표를 성취함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사람입니다. (중략) 제가 다른 사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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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나는 대체 누구일까About YH 2020. 11. 22. 12:22
언제가부터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면, '안녕하세요'와 '000 입니다'의 문장 사이에서 잠시 멈칫하게 된다. 지금의 나에게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한 마디 수식어가 없다. 나는 누구일까? 2016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나는 '컨설턴트'였다. 직업과 직장을 동시에 설명하는 아주 효율적인 수식어였다. 이 시기에는 아침, 밤, 낮, 주말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일을 했고, 게다가 그 일을 아주 좋아했으니 이제와 생각해 보아도 스스로를 컨설턴트로 칭하고 소개하는 것이 적절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약 1년 간은 흔히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회사를 다녔다. 전략기획실 소속으로 개발자 혹은 디자이너처럼 생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거나, 기획자처럼 역할에 이름을 부여받은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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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Self | 명상을 시작하다About YH 2018. 12. 12. 00:37
오늘 처음으로 자발적 명상을 시작했다. 지난 밤 잠들기 전 미리 찾아 보았던 Meditation How To 영상의 설명을 따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 하기 위한" 인생 첫 5분이었다. 최근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점검해 보았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만 많고 실천에 있어서는 굉장히 산만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게 됐다. '나 지금 무척 힘들지만 사실 꽤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족한 점에 대해 인정할 줄 아는 것이 자존감의 발로이다. 그래서 말이지, 자기 통제와 동기부여를 위한 기초 체력을 기르는 연습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명상이 떠올랐다. 명상법에 대해서는 한 번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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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블로그, Tistory 개설About YH 2016. 8. 16. 11:13
어느 날 문득, '다시 블로그를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아무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또 다시 문득, 지난 날 여러 기록을 담아 놓은 나의 첫 블로그를 읽는데 겨우 십수개 월 전의 내가 써놓은 글 뭉텅이들이 참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약 400개의 글이 빼곡한 그 공간에서 하나, 둘 공들여 작성한 포스트를 보는데 내가 이런 감성을 가진 사람이었나, 이런 것들을 좋아했구나,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문자들이 두둥실 떠다녔다. 글쎄, 내 삶에서 무언가 새롭고, 신기하면서, 재미있는, 많은 것들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어서 어쩌면 대단히 기록하거나, 멋지게 완성할 것들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을 수도. 그래도, 늘 무언가 적잖이 새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