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로, 나는 대체 누구일까About YH 2020. 11. 22. 12:22
언제가부터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면, '안녕하세요'와 '000 입니다'의 문장 사이에서 잠시 멈칫하게 된다. 지금의 나에게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한 마디 수식어가 없다. 나는 누구일까?
2016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나는 '컨설턴트'였다. 직업과 직장을 동시에 설명하는 아주 효율적인 수식어였다. 이 시기에는 아침, 밤, 낮, 주말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시간 동안 일을 했고, 게다가 그 일을 아주 좋아했으니 이제와 생각해 보아도 스스로를 컨설턴트로 칭하고 소개하는 것이 적절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약 1년 간은 흔히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회사를 다녔다. 전략기획실 소속으로 개발자 혹은 디자이너처럼 생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거나, 기획자처럼 역할에 이름을 부여받은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부유하듯 이런저런 일을 맡았다. 내가 누구인지- 한 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회사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충분했고, '쓸모 있는 사람'으로 살면서 조바심이 덜 했던 시간이었다.
대망의 2020년 상반기, 멋모르고 이직과 결혼을 동시에 감행했다. 6개월이 흐른 지금 대기업 전략기획실에서 열렬히 흔들리고 부러지는 경험을 한 결과 퇴사를 결심했고, 결혼생활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차곡차곡 지반을 다져가는 중이다. 잠시 내려놓고 솔직하게 말하면, '커리어 개꼬였네 망했다'는 생각과 '결혼생활은 왜 아직 온보딩이 안 끝나지 힘들어 죽겠네'의 심정이 공명하고 있다.
격동의 시기,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30일 자기 발견 글쓰기를 시작하기로! 치열한 고민을 통해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단어를 찾고 싶다. 직업이 아닌, 좋아하는 것, 하고 있는 일, 하고 싶은 일로 나를 표현할 수 있게 되기를.
'About YH'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겁고 맑은 한 여름의 홍콩을 아시나요? (0) 2021.03.28 이미 답을 알고 있다 | 철지난 자소서 다시보기 (0) 2020.11.29 Better Self | 명상을 시작하다 (0) 2018.12.12 나의 두 번째 블로그, Tistory 개설 (0) 2016.08.16